2024/10 14

동물도 행복할 권리가 있어를 읽고

키큰도토리 출판사에서 펴내는 '통신문 시리즈'의 일곱번째권으로(경제/선거와 민주주의/지리/에너지/환경오염/직업)근래들어 급격하게 논의되고 있는 동물권을 다루고 있다. 고작 백년전 사람을 전시하고 구경하던 때가 있었는데인권이 발달한 지금은 신기하게 생긴 사람을 가두고 구경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 되었다. 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의식이 신장된 지금인간이 주목한 대상으로 동물이 대두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일방적인 논리로 인간을 제외한 지구의 동물은 인간의 먹잇감이나 죽임의 대상일 뿐이었다.그러던 것이 장난감 처럼 여겨지던 '애완견'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으로 바뀌었고유럽에서는 랍스터가 통증을 느낀다며 산채로 끓는 물에 넣지 못하게 하는 법도 생겼다. 에서는 동물권..

내일 또 만나 깃대종을 읽고, 김명철, 북플랫, 2024.

깃대종이란 말이 생소할 것이다.영어로는 flagship species를 말한다.플래그쉽은 지휘관이 사용하는 배를 뜻하는데 오늘날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 상품 등을 말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깃대종은 여러 동물 중 인간의 마음을 특별히 강하게 끌어당기는 동물을 가리키는 말이다.모든 동물은 동등하겠지만특별히 사람의 마음 속에 쏙 들어 사람들이 자연에 관심을 갖게하고 자연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끄는 상징이 되는 동물이라고 한다. 책은 깃대종을 중심으로 한 심리학자의 자연보호/생명보호/생명존중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학에서 서양사와 심리학을 전공하고 성격심리학 석박사가 생태에 관한 책을 펴내다니희한한 일이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작은 섬을 가서 스노클링을 하다가바다거북을 마주했다. 불과 일주일 머물..

볕들 날도 있어야지를 읽고, 김영/장선영, 희유, 2024.

올해부터 책을 내고 있는 신생출판사 희유의 세번째 책 일반인들이 보면 만화책이라고 할 테지만출판사에 의하면 그림 에세이라고 한다. 부제는 '우울해도 **덕분에 삽니다'로 되어있는데내면의 우울을 견디며 살아가는 모두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기 때문이다.김영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긴 이야기가 없이 일상의 단상을 짤막하게 다룬 만화류는싱어송라이터가 그렇듯이 보통 그림이와 글쓴이가 같은 사람이기 마련인데글과 그린이가 다른 점이 특이하다. 게다가 그린이는 만화작가가 아니라 동양화를 전공했다고 하는데그래서인지 그림체가 소위 그래픽노블에서나 보일법한 작가주의 만화책의 느낌이 난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다루면서 마음 동하는 심상을 전해주는 쪽의 일인자는아마도 마스다 미리일진대 그와 유사함..

세계 무기 도감을 읽고, 환상무구연구회, 제이펍, 2024.

일본에서 2017년에 출간된 책의 번역본이다.책 속에 지은이 소개는 없지만 환상무구연구회 역시 일본에서 활동하는 단체명임을 알 수 있다. 제이펍 출판사에서 기획한 창작자의 작업실 총서의 두번째 책으로만화, 소설, 게임시나리오를 풍성하게 하는 무기 소개 목적을 갖는다. 머릿말 따위 없이차례에 따라 도검류/단검류/장병기류/타격무기류/원거리무기류/특수무기류를 소개하고역시 맺음말 따위 없이참고문헌과 찾아보기로 상남자식으로 마무리한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처음에 소개한 '도검'은 칼과 검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날이 한개면 칼이 되고 양쪽에 날이 서있으면 검이라고 부른다. 무기 그림을 보여주고 있어 단박에 어떤 무기인지 알수 있고그밖에 길이,중량,시대,지역을 언급하고 있다. 책에는 350가지의 무기를 소개하고 있지만..

창작자의 작업실 총서에 대해, 제이펍, 2024.

최근 제이펍 출판사에서 이라는 총서명으로 두권의 책을 나란히 냈다. 중세유럽과 세계무기가 창작자와 연결고리를 가지기 위해서는중세유럽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설정했거나과거에 옛무기로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자료조사용임을 알 수 있다. 책뒷날개에 적힌 출판사의 말에 따르면넘치는 가능성을 발굴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브랜드이고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영감이 현실로 그려지니이 책들과 함께 무한한 창작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에서 냈다고 한다. 협소한 주제에 관한 정보를 집약적으로 전달해주고바로 작품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그래서 내용은 글 설명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다양한 정보그림과 삽화를 실어 독자의 빠른 이해를 돕고 있다. 사실 20..

중세 유럽 세계관 사전을 읽고, 이와타 슈젠/히데시마 진, 제이펍, 2024.

중세 유럽이 아니라 '중세 유럽 세계관'이라고 한 이유는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제이펍출판사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창작자의 작업실' 총서의 첫 책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역사책이 아니라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이 사실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보책이다.중세 유럽을 알고 싶은 사람이 흥미롭게 접근해볼 수 있는 훌륭한 단초와 대체재는 되지만진짜 인과를 훑으며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것 책을 펼치면 무언가 집요함이 드러나는 편집 방식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바로 일본책의 번역본임을 눈치챌 수 있다. 저자는 대학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이와타 슈젠,소설 등 다양한 글을 쓰는..

슬쩍 보는 헌법을 읽고, 심독토북클럽, 백북하우스, 2024.

헌법은 국가의 철학을 가장 기본적으로 명문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해방후 3년째 되는 48년 7월 17일에 7장 103조항을 담은 헌법을 제정했다.헌법의 중요성은 한때 헌법을 만든 날이 국가공휴일이었던 데서도 알 수있다.그후 여덟차례에 걸쳐 최근 1987년에 개정한 9차 헌법은 10장 130조항을 담고 있다. 상식에 맞지 않으면 법도 심판을 받는다.물론 헌법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이 헌법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할 때 심판하는 곳은 헌법재판소로 1988년에 개소했으며 현재는 무려 월 200건의 판결을 선고하고 있다고 한다. 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토대로 헌법이 말하는 의의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글쓴이들에 의하면 판례의 판결문이 있으므로 헌법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도 도움되고인문학 교양을 얻을 수..

솔버타이징을 읽고, 이승재, 다산북스, 2024.

홍대 거리에서 쓰레기통의 위치를 지목하는 스티커 청소부 아저씨를 본적이 있는가산과 바다에서 쓰레기를 가져오면 밀가루곰 상품을 주는 마케팅을 본적이 있는가친환경 종이돗자리를 한강에서 나누어주면서 통닭 배달 코드를 인쇄한 광고를 본적이 있는가 한때 인터넷에서 수많은 공유와 인구회자(바이럴)를 양산한 화제의 광고를 탄생시킨 주인공이 으로 독자들과 만나게 된 이승재씨다. 솔버타이징이라는 생소한 명칭에 우선 관심이 갈 것이다.정답은 솔루션+애드버타이징의 합성어를 가리킨다. 솔버타이징은 광고를 좋아한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청년이다다르게 된 독자적인? 영역이다. 광고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하는 날카로운 열쇠이고 소비자는 지갑을 열기 전에 필요한 소비행위인지를 면밀히 고민하는 자물쇠의 사고를 한다.엄청한 수싸..

함께 성장하는 통합교실 이야기를 읽고, 천경호, 학교도서관저널, 2024.

통합교육이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 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통합교실은 위의 통합교육이 실현되고 있는 교실, 즉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한 교실에서 배우는 것을 말한다. 말만 들어도 힘든 교실을 기꺼이 떠맡는 초등학교 교사가 쓴 책이다. 기타는 내 마음대로 배우지 않아도 상관없지만교육은 의무적으로 받아야하고 가르쳐야하는 것인 대한민국의 교육기조다. 따라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는 친구는 물론배울 여건이 안 되는배움을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의 학생들에게도 어쨌든 교육은 이루어져야하고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교사이다. 하지만 교사라도 모두가 반교육대상자를 떠맡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처음에 몇 번 고생하고 경력이 쌓..

챗GPT 성교육을 읽고, 이석원/김민영, 라온북, 2024.

성의 위기는 바야흐로 완전한 전기를 맞았다.바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때문이다. 30년전 데몰리션맨이라는 영화에서 가상현실 장치를 달고 가상의 짝짓기를 하는 장면이 미래상으로 그려졌는데 이제는 진짜 얼마든지 가능한 현실로 다가올 날이 머지 않았다. 반어적이게도 상당한 인류의 진전은 성산업과 무기산업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필수품이 된 인터넷도 군사용에서 시작된 기술이다.인공지능의 발전에 성산업이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당연히 건전한 쪽으로만 활용되길 바라는 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하고잘못된 방향으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횡행할 것이다. 목소리를 복제하는 인공지능도 본격적으로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엄청난 피해사례가 양산될 것이다. 어렵게 누구를 사칭할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