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7

귤 양말이 사라졌어를 읽고, 황지영, 위즈덤하우스, 2024.

짝이 있는 것들은 어느새 한짝을 잃기 일쑤다.집에 있는 물건 중에는 젓가락이 그렇고 양말이 그렇다.틀림없이 버린 적은 없는데 어느샌가 하나만 남아서 당황한 경험을 한번쯤은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그럴 때 뱉는 말이 '참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준 귤양말 한짝을 되찾기 위해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린 책이다.아마도 감정을 의인화한 인사이드아웃에서 영감을 얻은 듯인간세계의 슬픔, 화 등을 관장하는 귀여운 도깨비들을 설정해 등장시킨다. 귤 양말을 가져간 도둑은 바로 도깨비다.어렵게 양말을 되찾고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보통의 2차원식 동화라면이 작품은 주인공의 반친구들에게도 사건을 만들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너무 단순한 이야기구조로 시시해질 수 있는 동화가 다시한번 줄기를 뻗는다. 도깨비 세상..

하나의 수어에 다의어가 포함된 수어 국어 사전을 읽고, 김영미, 좋은땅, 2024.

한 가지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굉장히 다양하다.비단 한국어 뿐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된 모든 언어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그만큼 인간은 지루한 걸 싫어하고 끊임없이 다양한 걸 추구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언어는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귀로 들으면서 자유자재로 언어를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청인(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농인과 대비되는 말이다)에게나 의미있을 지언정들을 수 없기 때문에 언어를 익히기가 매우 어려운 농인(청각장애인)에게는 무수히 많은 비슷한 말들이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이다.언어는 비슷한 말을 모두 표현할 수 있지만농인이 사용하는 대체언어인 수어로 비슷한 뜻을 모두 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그래서 하나의 수어는 많은 뜻을 내포해..

인생 게임 현질 상점을 읽고, 김동식, 학교도서관저널, 2024.

몇년전 블루칼라로 살아오던 젊은이가 문학계에 등장하여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가의 발원지가 다양한 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좋아하면서도 막상 소설을 찾아읽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드디어 김동식 작가의 소문을 확인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학교도서관저널은 출판계에서 나이도 잠재우지 못하는 출판열정으로 유명한 한기호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이다. 그간 소설을 내진 않고 학교도서관과 그 주위에 관련한 책만을 꾸준히 내왔는데 이번에 김동식 씨가 쓴 세권의 어린이책을 시작으로 이 방면에도 발을 내딛고야 말았다. 일찌기 게임에 눈을 떠 동네에서 게임고수로 명성을 떨쳤던? 작가의 소시 경험이 창작에 큰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은 게임을 소재로 한 총 6편의 단편을 묶은 어린이소설..

시가 내 마음에 들어오면을 읽고, 이영문/나태주, 더블북, 2024.

시인은 인간적인 기대감을 갖고 의사를 만나지 않았으나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고 스승 같은 벗이요 벗 같은 스승임을 안다.어릴 적 아버지를 치료한 국립공주병원에 운명처럼 가게 된 의사는 광화문 빌딩에서 인상깊게 본 시를 쓴 시인이 공주에 있다는 걸 알고 얼른 만남을 청한다. 부지불식간에 국민시인이 된 나태주 시인과 시인이 살고 있는 공주의 국립병원에 재직했던 정신과 전문의의 우정이 만들어낸 책이다. 나태주 시인이 쓴 시에 이영문 정신과 전문의의 주관적 해석과 일화를 담았고 그에 연관한 정신건강의 단상들이 써있다.보통 사람도 감동하고 공명할 수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시도 감상할 수 있고정신과 전문의의 전문소양 물씬한 에세이까지 만끽할 수 있는꽤 훌륭한 만찬이 아닐 수 없다. 풀밭에 묻혀 풀밭과 포용하고 ..

주역경영을 읽고, 김들풀, 호이테북스, 2024.

주역은 우주를 포함한 자연의 원리를 말로 정리한 책이다.그래서 주역은 어느 분야에든지 가닿으면 그대로 응용이 되서 쓸모가 있는 이론이 된다. 개인과 사회, 국가는 물론이고현대의 기업 경영에도 주역은 얼마든지 틈새를 파고들어 방법과 지헤를 일러줄 수 있다. 저자인 김들풀은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4차 산업혁명을 맞아서는 기술융복합을 통한 미래기술전략을 연구중이고 미래를 에측하고 대비하는 방법론도 탐구하는 미래 전문가라고 한다.본책에서 주역과 경영의 통섭을 시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주역학회의 이사를 맡으면서 주역을 현대사회에 다방면을 활용할 수 있는 공식으로 적극 활용 중이기도 하다. 주역은 크게 64개의 괘로 구성되어 있는데이는 우주의 다양한 변화와 주기를 나타낸 것이다. 이 책은 64괘를 소개하면서 각 괘..

어린이라는 사회를 읽고, 이세이, 포레스트북스, 2024.

교단에서 어린이를 상대하는 교사들이 쓴 에세이 성격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교권이 무너지고 괴물학부모와 이상한 아이들이 늘어나는 시점에서교육의 현실을 알리고 잘못 기울어진 교실을 바로 잡으려는 목소리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사람은 누구나 같은 경험을 안고 있다.그중 하나가 누구든지 동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동심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서 완전히 잃어버린다.그래서 어른이 되면본인도 어린이였던 적이 있지만 어린이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어린이를 이해해야 하고어린이가 궁금한 사람들이 있는 이상어린이를 상대하고 관찰가능한 사람들이 어린이에 대해 알려주는 책의 존재필요성은 충분하다. 이세이는 수많은 초등학생과 울고웃었던 전력을 지금도 쌓아가고 있는초등학교 교사이다.그녀가 바라본 ..

신화의 숲을 읽고, 김헌, 포레스트북스, 2024.

우리가 걸핏하면 공자왈 맹자왈 논어와 맹자 속에 나오는 일화를 인용해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서양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가 그런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다룬 책은 엄청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어계속 반복 소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은 다른 책과 어떻게 다를까저자가 제시한 세 가지 큰 주제에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범주화하여 나누어 실었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에서 총 26꼭지의 이야기를 꺼내어사랑, 저주 그리고 재앙,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용감한 사람이라는 각각의 장에 배치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서술한 다음이야기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지은이 의견을 남기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건조하게 이야기만 읊는 것이 아니라저자의 주관을 얹어 다른 풍미를 풍기는 또 한권의 그리스로마 저작을 맛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