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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1학년이었다를 읽고, 김성효, 빅피시, 2023.

공교롭게도 한국은 일본을 따라간다는 통설에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래전 학부모의 상상초월 민원으로 교사가 자살을 하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이 일어난 다음에 몬스터 페어런츠(괴물학부모)라는 말이 탄생한 건 일본이 먼저이다. 결국 한국도 강남구의 서이초를 시발점으로 괴물학부모의 존재가 드러나고 일부 정신이상 학부모의 비상식행동으로 한 학교 전체가 좌지우지되고 들썩이는 개탄스러운 실상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한국 교육계 전체에 풍파가 일고 있다. 그러한 태풍의 소용돌이와는 상관없이 초등학교 1학년을 다룬 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지은이는 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성효 교사. 2013년부터 다양한 교육에세이를 내고 현재는 동화작가로까지 역량을 확장하고 있는 다작작가이기도 하다. 초등학생 1학년은..

나도 수학 불안?을 읽고, 배부경, 마음이음, 2023

서울대에 들어갔다가 교사에 대한 열망으로 다시 수학교육학과를 전공하고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에서 20년 넘게 수학을 가르쳐오고 있는 배부경씨의 첫 책이다. 무려 20년의 내공이 쌓였으니 그간 한국에서의 수학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한국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영역은 찾기 힘들다. 서둘러서 후진국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인지 내실은 없이 모래성 위의 탑만 열심히 쌓아올렸기 때문에 처음엔 잘 하는 것처럼 보이나 시간이 지나면 점점 뒤쳐진다. 한국학생이 유학을 가거나 수학경시대회를 치르면 한국에서 배운대로 수학점수는 항상 우위를 점하지만 그게 전부다. 세계 수학계에서 돋보이는 한국사람은 없다. 한국에도 영감있는 천재들이 없었을리는 없지만 교육이 그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다보니 노벨평화상을 빼고는 어떤 인류적..

너의 오늘을 내가 안아 줄게를 읽고, 김진솔,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네컷 만화로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김진솔씨의 두번째 모음집 첫책에서는 작가의 페르소나인 병아리 뾰롱이가 등장했다면 이번에 나온 두번째 책에서는 쪼롱이라는 뱁새를 만들어 듀오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움으로 고통을 느끼곤 한다. 그런 공통적인 고통으로 신음하는 작가의 따뜻한 위로를 담은 책이 바로 이다. 표지에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른이에게'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어른이 되어도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 전혀 어른스러움을 자각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부족한 자신감으로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곧 작가 또한 어른이 되었지만 나 자신은 어릴 적 우러러보던 어른으로 탈피하지 못한 느낌을 만화로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