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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 슬기로운 경제수업을 읽고, 강수돌, 동녘주니어, 2023.

그냥 경제를 논하기에는 세상 변화가 심상치 않다. 인간의 능력 최대치를 한껏 뽐낼 수 있는 자본주의는 과잉생산 과잉소비를 기조로 돌아간다. 살면서 꼭 필요한 것만 생산하고 소비하면 좋을텐데 말은 쉬운데 많이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소비자의 지갑을 유혹하기 위한 상품들을 개발하고 판매한다. 당연히 수많은 평범한 소비자들은 나의 소비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모른 채 당장 내 관심을 끄는 꼭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구입하느라 돈을 쓴다. 이런 순환 고리가 수십년간 이어지면서 야기한 큰문제가 최근의 기후변화이다. 물건을 만드는데는 에너지가 들어가고 에너지를 사용하는 순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그렇게 축적된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플라스틱 문제 등 지..

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를 읽고, 임승남, 다산책방, 2023.

이름도, 태어난 날도 모르고 거리를 헤매던 전쟁고아가 있었다. 살기 위해 나쁜 일을 하다보니 교도소를 드나들게 되었고 그곳에서 책을 만나자 비로소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저자인 임승남은 한국에서 책 좀 본다는 사람이라면 모를수가 없는 돌베개 출판사 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툭하면 대학가 거리가 최루탄으로 매캐해지던 80년대 세상을 빛을 본 을 기억하는가 오늘날 으로 서명을 바꾸어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조영래 변호사가 쓴 책으로 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을 가장 밑에서 떠받쳤던 봉제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직시하며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민주화에 계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로 이 책을 낸 출판사가 돌베개이며 당시 사장이 임승남이다. 도둑질과 구걸을 일삼으며 반짐승처럼 살던 전쟁고아가 흔히 말하는 사람 ..

햇빛 속으로를 읽고, 배봉기, 마음이음, 2023.

시대의 흐름을 잘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장르소설 밖의 순수문학?에서도 동성연애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 나온다는데 놀라움을 가질 수 있다. 최근 동성애를 반대하는 어떤 진영에서는 학교나 공공도서관에 동성애를 다루는 책에 대한 검열과 불매를 강요하는 민원을 마구 제기하는 실정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학교때 동성친구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그러한 자신의 정체성을 깊은 지하실에 유폐한 차수민은 고등학교 연극동아리 선생님에게 다시한번 사랑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와중에 동아리 선생님이 일인극으로 카프카의 소설을 극화한 '빨간 피터의 고백'을 상연하는데 극속의 주인공인 원숭이에게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지하실에 가두고 거짓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용기를 내 동아리 선생님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자신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