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중국인 저자 콤비의 또다른 협업작이다.
전은선씨는 한국인으로 중국어를 잘할뿐아니라 현지 경험도 많다.
차오팡씨는 중국인으로 중국어교수법을 연구하는 교육자에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한 한국 경험자이다.
단지 한중의 곱하기가 아니라 중국유경험 한국인과 한국유경험 중국인의 제곱을 느낄수있다.
이번에는 무조건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음식으로 중국어를 가까이할 수 있는 책으로 뭉쳤다.
마이클잭슨의 스릴러 음반을 프로듀싱한 전설적인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가 쓴 책을 보면
오래전 재즈 음악인들이 해외로 투어를 갈때 생활언어 몇개와 음식이름을 익혀두는 것이 상대의 문화에 대한 존중과 함께 금방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며 젊은 시절의 퀸시 존스에게 조언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점에서 <나의 겁없는 중국음식 중국어>는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엄연히 중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하는 의도로 쓰여진 책이건만 어느새 중국어를 배운다는 사실조차 잊고 중국음식 문화에 저절로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쪽을 펼쳐도 중국음식에 대한 상식이 흡인력있게 독자의 관심을 빨아들인다.
차례 목차만 봐도 그냥 지나칠만한 곳은 없고
재밌는 상식백과를 읽는 것처럼 강렬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보로 가득하다.
맛있는 음식 이야기로 중국어 실력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부차적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언어주제 서가에 꽂히게 된 책의 목적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중국어를 왕성하게 배우기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재밌는 참고서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어를 완전히 모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재밌더라도 이 책만으로 중국어에 다가가기는 꽤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어 발음기호가 어떤 소리를 낸다는 기본 중의 기본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까막눈의 답답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흡사 백종원이 독자를 안내하면서 중국음식의 이모저모와 현지의 깨알같은 음식 문화를 소개해주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과감히 중국어 익히기를 포기해도 책의 매력은 거의 반감되지 않는다.
섣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아무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는 여타의 저작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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