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도서관 이야기(자유게시판)

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를 읽고, 임영희, 자음과모음, 2024.

도서관돌이 2024. 12. 30. 15:10

또 한권의 파리 살이를 다룬 좋은 책이 나왔다.

오래전

파리에서 택시운전사를 했던 경험을 쓴 사람의 책을 빗댓음에 틀림없는 제목이다.

(파리의 경험을 전하며 한국사회에 많은 영감을 주었던 홍세화 선생님은 올 4월 하늘나라로 가셨다)

 

이번에는

프랑스에 한국문학을 번역 소개하는 번역자가 파리에서 들려주는

한국문학의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문학 또는 출판계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숨은 이야기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놓쳐선 안 되는 책이다.

 

오래전 뜬금없이 <고양이 학교>라는 책이 프랑스에서 화제라며

한국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바로 그 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임영희씨다.

 

프랑스로 가기 전 한국 생활

프랑스 유학을 결정하고 현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까지의 고생

한국문학의 대변인이 되어 프랑스에 한국작품을 소개하는 유명 번역가로 자리잡는 과정

한국문학 번역가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제언이 담겨있다.

북한작가 반디(필명)가 북한의 비참한 일상을 고발한 <고발>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우여곡절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투철한 신념만 가지고 사유를 게을리하는 한국 좌파들이 있다면

그들이 너무 봉착하기 쉬운 한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문학강국인 프랑스 현지에서 야금야금 입지를 넓히고 있는

한국 작품의 생생한 도전을 보여주는 책은 아마 이 책이 유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