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4

이토록 평범한 이름이라도를 읽고, 임승남, 다산책방, 2023.

이름도, 태어난 날도 모르고 거리를 헤매던 전쟁고아가 있었다. 살기 위해 나쁜 일을 하다보니 교도소를 드나들게 되었고 그곳에서 책을 만나자 비로소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저자인 임승남은 한국에서 책 좀 본다는 사람이라면 모를수가 없는 돌베개 출판사 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툭하면 대학가 거리가 최루탄으로 매캐해지던 80년대 세상을 빛을 본 을 기억하는가 오늘날 으로 서명을 바꾸어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조영래 변호사가 쓴 책으로 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을 가장 밑에서 떠받쳤던 봉제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직시하며 그때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민주화에 계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로 이 책을 낸 출판사가 돌베개이며 당시 사장이 임승남이다. 도둑질과 구걸을 일삼으며 반짐승처럼 살던 전쟁고아가 흔히 말하는 사람 ..

햇빛 속으로를 읽고, 배봉기, 마음이음, 2023.

시대의 흐름을 잘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장르소설 밖의 순수문학?에서도 동성연애를 다룬 청소년 소설이 나온다는데 놀라움을 가질 수 있다. 최근 동성애를 반대하는 어떤 진영에서는 학교나 공공도서관에 동성애를 다루는 책에 대한 검열과 불매를 강요하는 민원을 마구 제기하는 실정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학교때 동성친구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그러한 자신의 정체성을 깊은 지하실에 유폐한 차수민은 고등학교 연극동아리 선생님에게 다시한번 사랑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와중에 동아리 선생님이 일인극으로 카프카의 소설을 극화한 '빨간 피터의 고백'을 상연하는데 극속의 주인공인 원숭이에게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지하실에 가두고 거짓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용기를 내 동아리 선생님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자신을 아..

타잔이 나타났다를 읽고, 연지민, 마음이음, 2023.

동시를 지은 연지민 작가는 2000년 등단한 기성작가인데 올해 부산일보 동시 부문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또한번 신예가 된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현재 충청타임즈의 기자이기도 한데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작가활동도 병행한다는 점에서는 병무청에서 일하는 배수아 소설가가 생각나기도 한다. 작년엔 지역의 '소하천 사업에 대한 제도 개선'을 묻는 시리즈 기사를 써서 충북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란 언어로 다르게 보는 문학 갈래의 하나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달을 보고 환하다, 동그랗다 정도의 말밖에 못하지만 시인의 눈에 비친 달은 싱싱한 달걀 노른자가 되기도 하고 임산부의 부른 배가 되기도 한다. 도 연지민 시인의 '다른 눈'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야를 즐겨볼 수 있는 작품이 많다. 도토리와..

유튜브 하는 어린이를 읽고, 박지숙, 킨더랜드, 2023.

어느덧 미디어 교육이 필수가 되었다. 그만큼 미디어가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해지고 있다. 넘볼 수 없는 방송국과 언론의 위세도 속절없이 꺾이고 있다. 원하면 1인 방송국으로 전세계에 소식을 송신할 수 있고 내가 직접 기사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그림자도 따르는 법 누군가는 미디어를 활용해 상대방을 괴롭히기도하고 누군가는 미디어로 인해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제는 어린이가 교과서보다 먼저 접하는게 미디어인 시대이다보니 미디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는 동화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교육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어떤 정보를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서사이다. 그냥 들으면 건성으로 듣거나 뜻모를 지식도 이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