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도서관 이야기(자유게시판)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를 읽고, 필립 바구스/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북모먼트, 2025.

도서관돌이 2025. 1. 13. 23:33

우리는 독점이 나쁘다고 배웠다.

어떤 재화를 한 사람 또는 소수만이 취급하면 시장이 왜곡되기 쉽다.

남들이 갖고싶은 걸 나만 갖고있을 때 행패를 부리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인간이 가진 이기적 속성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계속 자본게임에서 이길수밖에 없는지를 알려주고자 한다.

화폐를 독점하는 지위의 국가가 주범이다.

일방적으로 국가에 의해 주도되는 화폐시스템이

돈에 얽힌 모든 문제를 야기하는 진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몇년전 프랑스 경제학자인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통해 

불평등의 책임이 자본주의에 있다며 부자와 기업의 증세를 강조해서

대중이 심정적으로 환호했지만 저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지은이가 속한 오스트리아 학파는 극단적인 자유시장 정책을 추구하며

경쟁이 허용된 시장경제 하에서 만들어진 자생적질서에 의해서 자본주의의 혼돈은 조화를 이룬다는 입장이다.

국가가 개입할수록 경제가 고장나고 불평등은 심화된다.

 

개인이 토지를 소유하는 것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의미있지만

이미 땅의 사유화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먼길을 걸어온 것처럼

국가의 화폐독점을 과제로 상정하는 건 다소 무리인 것처럼 보이나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불편한 질문을 끄집어낸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저작이다.

 

뜻하지 않게 푸른곰팡이의 다른 용도가 발견된 것처럼

저자의 생각이 우리에게 남기는 물음표를 안고 자주 산책을 떠나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