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이 사랑의 감정에 휘말기고 애먹으면서
한단계 성장하는 내용의 동화책이다.
<고백 타이밍>이라는 제목만 봐도 사랑은 해야하는데 뭔가 엇갈리고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예감을 전달해준다.
동화를 읽으면서 요즘 초등학생의 사랑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사귐과 사랑이 독자적인 가슴앓이로부터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흔들림이 아니라
좋건싫건 한번은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같이 인식되어
모든 친구들이 주목하는 무대 안에서
사랑의 공식 안에 억지로 들어가려는 현대 초등학생의
레디메이드한 단면이 읽혀지기도 한다.
누구를 좋아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사랑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확실히 8-90년대와는 판이한 사랑법이다.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에 소용돌이치는
등장인물들의 수준 높은 고민은
중고시절에 국어선생님을 흠모했던
지은이의 경험기와 어긋난 탓일까
어쩌면 넘쳐나는 매체에서 알게모르게 습득한 사랑의 기술 덕에
5학년 정도면 사랑전문가가 되는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진짜 초등학생 독자들은
<고백 타이밍> 책의 등장인물이 맞닥뜨리는 사랑의 감정에 얼마나 공감할지 궁금해진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갈등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고
내가 관심없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
우리 모두의 삶에 빠짐없이 나타나는 영원한 사랑의 도돌이표, 딜레마를 드러낸
초등학생들의 어지러운 사랑기는
다행스럽게도? 여러 주인공 중 하나인 여학생의 지혜로운 독백(세상에는 사랑말고도 두근거리는 일들이 많으니까)으로 끝맺는다.
덧. 오이트 그림작가님은 옆얼굴 그리기 연습을 좀 더 해야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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