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도서관 이야기(자유게시판)

흙에는 뭐든지 있어를 읽고, 김수주, 키큰도토리, 2024.

도서관돌이 2024. 11. 27. 17:20

키큰도토리 출판사에서 내는 '물질로 보는 문화' 총서의 네번째 책

공기, 불, 물에 이어 흙이 나왔다.

 

기원전 철학자들은 우주의 기본 요소가 공기/물/불/흙이라고 믿었다.

탈레스는 물을 으뜸으로 쳤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를,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을 

엠페도클레스가 흙을 으뜸으로 쳤다.  

과학적으로 위 네가지가 우주의 기본 요소라고 딱 꼬집을 수는 없지만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는데 빠져서는 안 될 필수 요소임은 확실하다. 

 

앞 두권은 최설희씨가 썼고, 뒤 두권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이력의 김수주씨가 썼다.

뒤 두권의 경우 

마치 인포그래픽인듯한 그림체로 작업을 하는

그림작가 이한아씨와 계속 호흡을 맞췄다.

 

지은이는 보잘것없는 흙이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사실 전달에 주력한다.

지구에 있는 바위와 생명체 활동으로 흙이 생기고

흙이 다양한 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오늘날의 지구가 번성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인간은 흙을 이용해

생존을 이어갈 수 있다.

단순히 농업을 해서 먹을거리를 얻는 수준에서 벗어나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총아라고 불리는 

반도체 조차 흙에 빚을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엔 인간이 지구에 잘못 저지른 일로 

흙이 죽어가는 여러 모습을 담으면서 

독자에게 숙제를 던진다.

흙에서 태어난 인간이 

흙을 이용해야지만 먹고 살 수 있는 인간이

흙을 죽이다니 인간의 어리석음은 정말 끝이 없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흙하면 빠질 수 없는 생물, 지렁이 얘기가 없다는 점이다.

지렁이가 눈 똥은 비옥한 흙이 되어 건강한 땅을 만든다.

지렁이 한 마리가 

자연을 오염시키는 어지간한 사람보다 더 나은 일을 한다.

 

사람이 거니는 길 위에 나와있는 지렁이를 본다면

징그러워하지 말고 얼른 주워 풀숲으로 던져

지렁이도 살려주고 흙도 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