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도서관 이야기(자유게시판)

귤 양말이 사라졌어를 읽고, 황지영, 위즈덤하우스, 2024.

도서관돌이 2024. 7. 29. 15:12

짝이 있는 것들은 어느새 한짝을 잃기 일쑤다.

집에 있는 물건 중에는 젓가락이 그렇고 양말이 그렇다.

틀림없이 버린 적은 없는데 어느샌가 하나만 남아서 당황한 경험을 한번쯤은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뱉는 말이 '참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준 귤양말 한짝을 되찾기 위해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린 책이다.

아마도 감정을 의인화한 인사이드아웃에서 영감을 얻은 듯

인간세계의 슬픔, 화 등을 관장하는 귀여운 도깨비들을 설정해 등장시킨다. 

귤 양말을 가져간 도둑은 바로 도깨비다.

어렵게 양말을 되찾고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보통의 2차원식 동화라면

이 작품은 주인공의 반친구들에게도 사건을 만들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너무 단순한 이야기구조로 시시해질 수 있는 동화가 다시한번 줄기를 뻗는다.

 

도깨비 세상을 왔다갔다하는 신나는 활극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친구와의 우정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양말 소통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친구는 서로 팔짱을 끼고 나란히 잠에 들며 이야기는 끝난다.

 

웅진주니어문학상과 마해송문학상 수상 이력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황지영 작가는 물오른 필력으로 어린이 독자를 우습게 보지 않는 동화를 내놨다.

 

좋은 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믿고 보듯

독자들은 앞으로 황지영 작가의 신작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