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상반기가 지나가네요. 노트에 단 몇줄이나마 책읽은 감상을 기록하는 일은 작년부터 했었는데, 마침 100권 책읽기 행사를 가입한 후 멋진 노트를 선물받은 덕에 더 꼼꼼히 신경써서 기록하게 된것 같습니다.
저는 몇년전만 해도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안읽었던 전형적인 책맹(冊盲)이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인해 책이란걸 접하게 되고 지금은 정말 책의 가치와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됬습니다.
뒤늦게 책을 좋아하게 된 만큼 더욱 분발해서 읽어야겠어요. 다른분들도 모두 화이팅이요.
2011 상반기 독서일기
올해 첫 완독한 책은 존 도미닉 크로산의 <역사적 예수>입니다. 예수연구에 관한 그만의 독특한 방법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는 복음서는 물론 외경과 기타 문헌자료를 총 동원해서 그속에 나오는 예수에 관한 단락중 복수출처를 지닌단락을 찾고,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빈도로 출현하는 단락을 역사적 진실성이 높다고 보고, 그런 단락 위주로 예수의 삶과 비전을 재구성합니다.
이후에도 그의 저작에 관심을 갖고 <예수>, <예수의 역사>를 읽었고, 같은 예수세미나 회원인 로버트 펑크의 <예수에게 솔직히>
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문학쪽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과 톨스토이의 대작 <전쟁과 평화>을 읽은게 기억에 남습니다.
레미제라블은 제가 완역본을 구입했는데, 프랑스 문화와 역사에 무지한 탓에 완독하는데 꽤나 애먹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줄거리와 상관 없는 프랑스 문화나 역사에 관련된 부분은 대충 읽었는데요.
줄거리만 따라가도 책을 읽은 수확은 분명이 있었습니다. 장발장이 보여준 꼬제트에 대한 헌신적 사랑, 그리고 책속에 담긴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쟁과 평화>도 감동적이었습니다. 톨스토이는 이 책에서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은 몇몇의 영웅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들 전체의 의지의 합계에 좌우된다고 역설합니다. 그의 역사관을 엿보는것도 흥미롭지만 뭐니해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과 러시아군의 격전 장면이 빼놓을수 없는 이 책의 재미중 하나입니다. 또한 등장인물들간의 사랑, 가족간의 따뜻한 애정에서 많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과학쪽은 주로 물리학과, 지구과학을 이해하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3월 11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은 충격적이었는데요. 그로 인해 지구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관련 기초 입문서를 읽는데 노력했습니다. <빈이 들려주는 기후이야기>,<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테라:광포한 지구, 인간의 도전>,<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베게너의 대륙이동이야기><지구:우주에 떠있는 기적의 행성> 등을 읽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은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이네요. 기후변화를 거시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게 해줍니다.
물리학은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학문인것 같습니다. 사토 가쓰히코의 <양자론>,뉴턴하이라이트에서 나온 <양자론>,<빛이란 무엇인가>등은 그나마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었는데, 리사 랜덜의 <숨겨진 우주>,브라이언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읽다가 도중에 좌절한 책입니다. 좀더 기초를 다질수 있는 책을 골라서 차근차근 읽어나가야 할것 같습니다.
생물학은 데즈먼드 모리스의 <또다른 인류 유인원>과 에른스트 마이어의 <진화란 무엇인가>, 그레고리 코크란, 헨리 하펜딩 <1만년의 폭발>을 읽었는데요. 이 중 에른스트 마이어의 <진화란 무엇인가>는 진화론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는 책입니다. 보통 두꺼운 생명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중 진화와 관련된 중요한 부분만 간추려 모아놓았기에 짧은 시간에 진화의 핵심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꼭 읽고자 다짐했던 책이 있는데요. 바로 <논어>를 읽었습니다. 읽어야겠다고 생각만하다 미뤄오던 책인데
두달전에 겨우 완독했습니다. 제가 읽은 판본은 명문당에서 나온 장기근 역譯과, 이산에서 출간된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역譯인데요.
장기근 역은 좀더 정통적인 해석이 실려 있습니다. 한자풀이가 상세히 실려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미야자키 이치사다 역은 단순한 번역외에 현대어역을 덧붙여 놓았는데요. 현대어역의 경우 공자가 마치 현대에 되살아나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것처럼 생생하고 친근하게 번역해놓아서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정통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새롭게 해석한 부분도 눈에 띄구요.
논어에서 가장 인상깊게 남은 구절을 하나 꼽으라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라" 입니다.
그리고 올해 역시 성경을 읽었는데요. 마침 구약을 읽고 있던 터라, 이스라엘 핑컬슈타인의 <성경:고고학인가 전설인가>, 윌리엄 슈니더 윈드의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가 구약성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들 책에서는 구약성서의 대부분이 유다의 히스기야왕 또는 요시야왕 시대에, 유다왕국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옹호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에서는 요시야왕 때에 문자문화가 확산되었고, 그 이후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사이의 대립이 줄곧 있었다는 내용이 실려있는데요. 그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돌아보니, 아쉬운 점도 많이 남는데요. 특히 우리 한국문학을 못읽은게 아쉽고, 경제관련 책들을 너무 안읽은것 같습니다. 하반기에는
더 분발해서 읽어야겠네요.
1월
1. <역사적 예수> 존도미닉 크로산
2. <예수에게 솔직히> 로버트 펑크
3.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4. <常用字解> 시라카와 시즈카
2월
5. <예수> 존 도미닉 크로산
6. <캉디드> 볼테르
7. <악령> 도스토예프스키
8. <서양윤리학사> 로버트 애링턴
9. <동물에서 유래된 인간> 제임스 레이첼스
3월
10. <새시대를 위한 새 기독교> 존 쉘비 스퐁
11.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존 쉘비 스퐁
12. <양자론> 사토 가쓰히코
13. <빈이 들려주는 기후이야기>송은영
14.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브라이언 페이건
15. <빛이란 무엇인가> 뉴턴코리아
16. <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17. <테라: 광포한 지구 인간의 도전> 리처드 험블린
4월
18.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19. <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 좌용주
20. <1만년의 폭발> 그레고리 코크란, 헨리 하펜딩
21. <베게너가 들려주는 대륙이동 이야기> 좌용주
5월
22. <베이컨 수상록> 프랜시스 베이컨
23. <또다른 인류 유인원> 데즈먼드 모리스, 스티브 파커
24. <예루살렘의 예수> 시몬 깁슨
25. <논어> 장기근 역
26. <논어> 미야자키 이치사다 역
27. <시라카와 시즈카 독본>
28. <진화란 무엇인가> 에른스트 마이어
6월
29. <성경 고고학인가 전설인가> 이스라엘 핑컬슈타인
30. <전쟁과 평화> 톨스토이
31.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32.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 윌리엄 슈니더 윈드
33. <지구: 우주에 떠있는 기적의 행성> 뉴턴 코리아
34. <산시로> 나쓰메 소세키
35.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류이치 사카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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