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도미닉 크로산, 조나단 리드의 <예수의 역사>는 고고학적 발견과 문헌학적 연구를 통합해서
예수가 가졌을 법한 비전을 당시의 사회상에 비추어 잘 설명해준 책이다.
나사렛을 고고학적으로 탐색해보면 20세기에 지어진 건물 아래 십자군 시대의 건축물의 흔적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는 비잔틴 시대의 층위가, 또 내려가면 예수가 살았던 초기 로마시대의 층위가 드러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음서 또한 비교적 후기 층들을 반영하는 기록과 예수가 살았던 시대를 반영하는 초기 층이
혼재하고 있다고 보고, 이 책은 그 각각의 층위들을 밝혀낸다.
예컨대 누가복음에 예수가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친 부분은 역사적 예수의 생애에 속하는 초기의 층이
아니라고 한다. 갈릴리의 1세기나 그 이전 시대 층에서는 회당과 같은 공공건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것은 누가 자신의 경험을 예수가 살던 나사렛에 되돌려 투사한 것으로
예수 시대 보다 더 후기의 층을 반영하는 내용이란다.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복음서 안에 역사적 예수와 맞닿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추적하며,
왜 하필 그때 그 곳에서 요한의 세례운동과 예수의 하느님나라 운동이 일어났는가를 고찰한다.
고고학적인 발굴을 토대로 예수가 살던 당시의 사회상에 주목해 보면, 로마에 의해 팔레스타인 지방에
도시화와 상업화가 이루어졌고, 이는 곧 빈부격차의 심화와 고위관리 및 제사장의 부패로 이어졌음을 알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예수는 이런 로마의 지배와 부정의에 철저히 비폭력적인 저항을 했다고 한다.
그 저항수단은 바로 무상 치유와 계급차별 없이 다함께 하는 공동식사였다.
예수는 이 프로그램을 갖고 로마의 압제에 은밀히 저항했다고 한다.
예수가 외친 '하느님 나라'는 곧 이 땅에서 정의로운 사회가 실현되는 것이었다.
최근 방송에서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를 재밌게 봤는데, 이 책을 읽으니 예수 또한
정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를 위해 실천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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