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도서관 이야기(자유게시판)

기념일의 무게를 읽고, 이송현, 마음이음, 2023.

도서관돌이 2023. 9. 21. 11:05

마해송문학상과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 수상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이송현작가의 신작이다.

불과 두달 전 출간한 청소년 소설 <일반번의 다이빙>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기념일의 무게>는 짧은 소설 다섯 편을 한 권으로 묶어낸 소설집이다.

그런데 완전히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각각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이렇듯 동일한 세계관 안에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 여러편이 진행되는 것을

연작소설

그러한 연작소설을 한 권으로 묶어 내는 것을 

연작소설집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각 소설이 다른 소설과 크게 유기성을 맺고 있지는 않고

잠깐씩 이름을 공유하면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친숙함과 반가움을 안기는 선에서만 머문다.

 

캘리그라피 문화센터에서 만난 할머니

현실적인 엄마아빠의 사랑

치매걸린 할아버지와의 동거

폐지줍는 할머니와의 공조

애인과 재혼을 생각하는 할아버지

 

각 소설에서 나오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일반적인 청소년 소설에서는 쉽게 등장시키지 못하는 인물이 등장하여

청소년 주인공이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특이하다.

 

가장 가까운 엄마아빠와의 가족관계의 해체도 일상스런 모습이 된 마당에

중학생이 제발로 캘리그라피 문화센터를 찾아가 강사 할머니와 친해진다거나

폐지 할머니와 협력관계를 맺는다는 '환상적' 설정에

반감이 들긴 하지만 소설이 본래 뻥이라는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면

사랑으로 아픈 청소년이 성숙으로 훌쩍 나아가는 긍정적인 결론을 축하해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한걸음씩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에게 

힘껏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