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떠나는 책 여행>은
현직 경남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도서관을 책임지고 있는 저자의
책과 도서관사랑을 드러낸 책이다.
지은이는 이전에 <책과 사람 삶이 머문 공간>, <삶과 맞닿아 있는 도서관의 힘>이라는 책을 통해
책을 가까이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준 바 있다.
이번에도 지난 책과 연장선의 책을 냄으로써 3부작을 완성한 모양새를 갖췄다.
책과 도서관의 소용에 대한 가치관을 나타낸 1, 2장
그리고
3, 4장에는 도서관 여행기와 책방 여행기가 펼쳐진다.
책의 가치야말로 두말할 필요 없지만
한국에서는 입속에서만 맴도는 가치일 뿐
실제 사회에서는 책의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지 못하다.
책을 수집해서 시민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도서관의 꼴이 영 형편 없다는 게 증거다.
공무원의 일터는 엄청 화려하게 신축하면서
도서관은 축소지향의 신기록이라도 세우려는 듯 작고 초라하기만 하다.
서울특별시 강남구의 경우 인구수는 수십만인데
공공도서관은 수백명이 이용하는 학교도서관 규모의 면적과 장서수를 가진 도서관이 많다.
그저 도서관 갯수만 늘려놓고 겨우 구색만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의 다른 곳이라고 크게 다를까?
명색이 도서관인데 공간이 작으니 책이 없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저 심심풀이 독서, 조무래기들의 독서습관을 훈련시켜줄 수 있는 수준의
도서관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함량미달의 공간만 넘쳐난다.
그저 읽을거리를 제공해주는 공간이 아니라
큰 공부를 할 수 있고 연구도 가능하고
도서관의 책을 이용해 새로운 한 권의 책을 써낼 수 있는 도서관이어야 하건만
입으로만 책을 권하고 있으니
지식정보 체계가 촘촘하지 못한
한국은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모래성 위에서 위태롭기만 하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지은이의 현장감이 녹아들었으면서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라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사람들은 맛만 있는 음식보다 모양도 있는 음식을 훨씬 맛있게 먹기 마련이다.
적잖은 출판 도서목록을 가진 출판사 답지 않게
교정을 보다 만듯한 군데군데 오탈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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