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여심을 흔들었던 배우에서 지금은 은둔자가 되어버린 박신양이 뜻밖의 화가로 돌아왔다. 그림은 많은 배우들이 가지는 취미의 하나이다. 예술별로 수준급을 논한다는게 우습지만 사실 사진과 그림은 그냥 막 찍어대고 그려대면 되기 때문에 접근이 쉽다. 아무리 막 찍고 그린 사진과 그림이라도 작가가 설명을 하면 그럴듯하게 읽힌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글을 막 써서는 설득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 박신양의 그림과 예술고민에 대한 글을 같이 엮은 책에는 김동훈이라는 서양고전학자이자 철학자가 뒤따른다. 연예인의 유명세에 기대는 가벼운 책이라는 인상에서 탈피하고자 시도한 편집자의 아이디어였지 않나 싶다. 논어나 도덕경도 풀이해주는 사람이 있듯이 김동훈씨도 박신양의 그림과 글을 보고 자기만의 해석을 덧붙이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