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이력으로만 따지면
국립생태원에서 주최한 생태동화 공모전으로 데뷔한 소향 작가의 소설집이다.
보통 여러 작가의 작품을 엮은 책에서 이름을 비췄고
단독작품으로는
작년에 출간한 <화원귀 문구>, 지난 9월 출간한 <간판없는 문구점의 기묘한 이야기>에 이은
세번째 작품이다.
고작 두달만에 새책을 낼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여러 매체에 써온 단편들을 주로 묶어 낸 소설집이기 때문이다.
사이언스픽션을 표방한 소설집은 표제작으로 시작해 총 8편의 단편을 실었고
세 작품을 제외하고는 기존 발표작으로 구성되어있다.
가해자 가상체험 심리치료 프로그램
과거에 누군가 내뱉은 말의 음파를 증폭해 들을 수 있는 이어폰
한번만 갔다올수 있는 타임머신
스쿨과 유니버스를 결합한 메타버스 고등학교 등
소재만으로도 작가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흥미로운 사이언스픽션으로
독자의 관심을 이끈다.
특히 작가 자신이 아름답게 감상했다던 조선 신윤복 화가의 '월하정인'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달 아래 세 사람'은 예술가였던 아버지의 죽음과 시간여행을 떠난 조선 유생과의 짤막한 연애담이 다시 현재의 그림으로 수렴되는 줄거리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야기꾼의 자질이 충분한 소향이라는 작가명을 눈여겨봐도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