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도서관 이야기(자유게시판)

스테이시를 읽고, 지피, 북레시피, 2025.

도서관돌이 2025. 4. 29. 13:49

2007년 우리에게 처음 소개된 이탈리아 만화가 지피가 2023년에 낸 책이 2년만에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처음 소개된 <창고 라이브>는 한적한 동네의 락밴드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이후 10년만에 다시 국내출판계에 등장한 <아들의 땅>은 종말 이후 문명이 사라진 세계를 배경으로 인류애의 시초를 그린 작품으로 2021년 영화화 된바 있다.

 

그리고 다시 8년만에 <스테이시>라는 작품으로 찾아왔다.

그의 만화는 만화책이 아니라 그래픽노블이라고 불린다.

직역하면 그림으로 된 소설로 형식은 그림과 말풍선으로 이루어진 만화와 동일하지만

흥미본위가 아닌 문학성마저 논할만한 소위 작품성을 가진 만화를 일컫는 용어이다.

 

<스테이시> 속 주인공인 시나리오 작가 지아니는 인터뷰에서 꿈이야기를 늘어놓게 되는데

이게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받아들여져 엄청난 여론몰이를 당하고 주위 사람과의 관계도 뒤틀리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지아니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묘사하는 분량이 상당한만큼

심리의 수면 위아래로 넘실대며 펼쳐지는 복잡한 이야기가 특징이다.

전지적 시점에서 자세한 상황 묘사가 필요할때는 

아예 통째로 서술부가 등장하는 등 실험성도 엿보인다.

모든 장의 제목도 '스테이시'로 동일하다.

마지막에 독자에게 전달된 긴장감은 묘한 여운을 오래도록 남긴다.

 

낯선 방식의 이야기 전개와

펜터치와 명암으로만 표현된 어지러운? 그림체에 적응이 어려울 수 있지만

곱씹을 수록 맛이 우러나는 류의 작품이다. 

 

덧. 유럽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만화축제 중 하나라는 '2024년 나폴리 코믹콘' 최고 작품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