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민책이어읽기 후보도서

제3회 시민책이어읽기 당선자의 추천도서

도서관돌이 2008. 1. 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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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시민책이어읽기에 당선되신 분들이 직접 추천해주는 책입니다. 이번에는 특히 숨은 고수분들이 나란히 참여해주신 덕에 굉장히 풍요로운 대회가 되었던 듯합니다. 어찌나 글실력들이 그렇게 뛰어나시던지 감탄하기를 여러번...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_ _);;

 

추천도서

1. 모순

2. 키친

3.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4. 진리의 말씀

5. 마시멜로 이야기

6. 대화의 심리학

7. 작은 씨앗을 심는 사람들

8. 인생수업

9. 아름다운 이야기

10. 학문의 즐거움

11. 나나 너나 할 수 있다

12. 7막 7장 그리고 그후

 

변중현님이 추천하는 책입니다

 

   수능 만으로도 대학을 갈 수 있었던 시절 공부하는 것보다 책이 좋아서 수능을 며칠 안남기고도 학교 도서관을 향하던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교단에 서서 열정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 망설임 없이 사범대를 택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순을 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분명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거죠.

  직접 체험하기 전에 들은 동작도서관은 제 주변에서는 책을 빌리기 위한 장소보다는 싸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그런 장소로 인식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죽하면 몇 달째 동작도서관 열람실을 다니는 제 친구 녀석은 아직 책 한권 빌린 적도 없다고 하고 책이 많이 있냐는 제 질문에 그곳에 책 빌리는 곳이 있던가 하면서 의아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물론 이곳의 지리적 여건과 고시생이 유독 많은 환경 탓에 독서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 주기에는 힘든 점이 있겠지만 도서관은 책을 읽는 사람의 특성상 공부할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할 뿐이지 독서실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모순/양귀자/살림출판사


  이야기가 많이 엇나간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이번에 제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우선 저를 양귀자 선생님의 팬이 되게 해준 책입니다.

  처음에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너무 좋아서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소장하고 말았습니다. 여주인공인 안진진(이름 자체에서도 뭔가 모순의 느낌이 물신 풍기는)의 생활모습들과 사랑 그리고 선택을 통하여 이 사회의 숨겨진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의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데 추리소설처럼 반전에 반전이 숨겨져 있는 그래서 한번 잡으면 절대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깊이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기억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요즘처럼 자신만을 알고 살아가는 시기에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글들이 모래 속에 숨은 진주처럼 여기저기서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일단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키친/요시모토 바나나/믿음사

 

이 책을 접하고 나면 어쩌면 저처럼 계속해서 바나나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작가, 그리고 그녀의 대표적인 소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다는 공통분모를 간직하고 있는 미카게와 유이치. 어느 쪽으로든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였기에 그들에게 있어서 그 슬픔은 다른 이들보다 훨씬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서로를 감싸 안을 수 있는 것 같다. 죽은 자는, 산 자의 마음에 부드러운 그림자만 드리운다. 라고 표현하는 바나나의 문체에서도 느껴지듯이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안타까움이 가슴 속에 아스라이 담겨져 읽는 동안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살인과 불륜 그리고 자살 등 어두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읽고 나면 어떤 감성적인 작품보다 더 큰 따스함이 담겨져 오는 그래서 더 끌리는 것 같다. 따스한 차 한잔과 함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키친의 선택.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무라카미 류/동방미디어

 

[이 방 밖의 저 창문 너머로 거대한 검은 새가 날고 있을지도 모른다. 검은 밤 그 자체와 같은 거대한 새. 빵 부스러기를 쪼아먹는 흔히 눈에 띄는 회색빛 새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검은 새. 그 검은 새는 너무나도 거대하기 때문에 부리에 뚫린 구멍이 창문 너머 저쪽서는 마치 동굴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그 전체를 볼 수는 없는 것이리라. 내가 죽인 그 나방은 나의 전체를 깨닫지 못하고 죽은 것이 틀림없다.

  녹색의 체액이 들어있는 부드러운 배를 눌러 터뜨린 거대한 무엇인가가, 사실은 내 몸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을 모른채 나방은 죽은 것이다. 그 나방과 마찬가지로 검은 새가 나를 눌러 죽이려고 한다. 그 아이즈는 그 사실을 내게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리라. 나에게 그 검은 새의 실체를 가르쳐 주려고.]


중3때 담임 최병철 선생님은 나에게 외고를 권하셨다.

여수고는 곧 평준화 될테고, 지금의 파워는 나중에 아무것도 아닌 추억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특목고는 전망이 좋다.

난 친구하나 없는 타지의 외고 보다는 우리집에서 가까운 여수고를 택했다.

그 시절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몇 가지 중 하나가 여수고 도서관에서 찾아낸 이 책이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류.


죽을 때까지 전체를 보지 못할 것들에 생각이 머문다. 난 이 세상의 실체를 알 수 있을까. 역사와 문화의 실체를 알 수 있을까. 그런 거창한 것들은 두고서라도 단 한명의 타인이라도. 아니, 타인이 아닌 나의 연인이라도 그 상대의 전체를 알 수 있을까.

실체는 관계양상으로서만 드러난다. 나방은 저를 죽이는 손가락만 알 뿐이었다. 인간에겐 지적 직관이 불가능하니, 부리든 날개든 다리든 일면에 만족할 수밖에.


소설 속의 검은 새는 미국의 선진문화라는 해석이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극에 대한 나의 판타지는 그 이름에도 반응한다. 실체도 역사도 없는 나라. 그래서 남의 반찬 죄 끌어모아 한 그릇에 버무려 정체성 삼아버린. 썩어서 냄새가 나도 꿋꿋이 아닌 척할 수밖에 없는 건 남들에게도 그렇지만 스스로에게도 비극이다. 스스로의 뫼비우스에 갖혀버린 나 자신과 해석속의 그들에게 검은 새는 그 자신일 것이다.


순수에의 열망.

류는 더러운 시궁창을 맨발로 건너 오면서 마지막 한 귀퉁이를 슬쩍 닦아내 속살을 보여준다. 그 더러움 속에서 나타내려 했던건, 애초부터 변질된 적 없는 본래적인 순수의 그저 한 끝자락 이었다. 구정물을 보여주려 했던 걸로 오해하지 말자.


진흙으로 뒤덮여 빛을 내지 못하던 시린 수정구슬이 한 점 빛을 반짝이던 순간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그렇게 말해도. 당신 마음 다 알아요."

라고 완고하게 말해주는 사람의 가슴을 느낄 때와 고등학교시절 창가에서 마지막 장을 넘길때의 아찔함이 닿아있다.

 

                                             박상욱님이 추천하는 책입니다

 

저는 사당동에 살고있는데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데...아이를 만족시킬만큼 다 사 줄수는 없고...

방법을 찾다가 동작도서관을 이용하게되었습니다.

자주 가기는 힘들고, 격주로 토요일은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도서관 가는날은 아이가 먼저 나서는 통에...아이에게 끌려 나가게 됩니다.ㅋㅋ

무료로 사용하는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도서관 행사가 있으면 적극 참여하려고 합니다.

 

진리의 말씀/법정/이레

삶이 막막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될때...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불교서적이라 보지말고, 그냥 잠언이라 보고 (종교적 의미는 무시하고) 읽더라도 힘이 될것입니다.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한국경제신문사

책의 내용만을 봤을때 동화같은 내용으로 삶의 자세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너무 유명한 책이라 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다 읽어보셨을것 같은데...안 읽어 보신분들을 위해 추천합니다.

 

대화의 심리학/브루스 패튼/21세기북스

일상생활에서 "대화"는 엄청난 역할을 합니다만 제대로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것은 어렵습니다. 대화 중에 오고가는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유은영님이 추천하는 책입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유은영이고, 2008년에는 34살이 되지만 아직 결혼을 안 한, 소위 말하는 노처녀입니다.
그렇다고 히스테리가 심한 건 아니고요(조금은 있지만서도 ^^;;)
그저 제가 꼭 남은 인생을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 따름입니다.
 
제가 동작구로 이사오게 된건 아마도 7년 가량된 것 같은데
실제로 동작도서관을 이용하게 된 건, 2002년 본격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 꿔왔던 꿈과는 너무 다른 내 사회 생활에 회의를 느끼며
책이라는 도피처를 찾아 헤매던 저에게, 동작도서관은 너무도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주최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해서 성급한 마음에 어줍잖게 쓴 글인데
이렇게 당선이 되서 정말 감개무량하네요.. ㅎ
제가 뽑힌 걸 보니 얼마나 사람들의 참여가 없는지도 몸소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튼 우수회원이라는 영예가 자랑스럽네요.. 호호~
대출권수 5권이라니..아이, 좋아라... ^^ 게다가 DVD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으로 끝난다니 정말 아쉽고요...
어쩌면 처음이라 힘들었지, 홍보가 더 잘되면 모두들 당선되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 싶은데요...

각설하고~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작은 씨앗을 심는 사람들/폴 플라이쉬만/청어람


당신이 화려한 상류층 생활을 동경하고 명품 핸드백을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은 당신에게 전혀 맞지 않습니다.
여기 나오는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가난하고 내세울 것 없는 초라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 초라함은 단지 돈이라는 것을 넉넉하게 가진 당신의 잣대일 뿐 이들의 행복 앞에서는 아마 당신이 초라해질 수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작은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모독이고, 삶을 사는 방법을 아는 이들의 지혜롭고 행복한 마음들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제일 잘 설명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괜스레 얇아진 지갑 때문에 인생에 대해 화가 날 때,
옆에 있는 내 식구들이 나의 짐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을 권합니다.
인생, 그리고 가족, 그 모든 것이 축복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이레


이 책은 제가 추천하는 3권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인 것 같습니다.
가끔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 중에 도무지 이런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책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지 않으면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을 알 수 있게 하는 척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줍잖은 생각을 하며. 제 친구 중 한 명이 저에게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현재를 살라"고.
그때는 다만 그 친구가 나의 걱정에 동참하지 않고 나를 위로하지 않는 듯하여 그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제 깨닫고 보면 단지 제가 미숙한 사람이었고, 행복을 선택하는 대신, 고통과 아픔을 끌어 모아 사람들로 동정받고자 노력했던 철없는 아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현대를 사는 사람에게 있어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은 모두 "부정적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꼬리표를 달게 하지만, 죽음을 떠올리지 않고 사는 인생이야 말로 목적지를 알지 못하고 달려가는 인생이 아닐까 합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제임스 헤리엇/웅진닷컴


이 책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원서로 읽어 보고 싶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책입니다.
시골에서 가축들을 치료하는 가슴 따뜻한 수의사의 이야기로, 국내에 소개된 시리즈는 4권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절판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좋은 책이 알려지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인 것 같습니다.
동물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을 담백하지만 따뜻한 웃음이 배어나오게, 그리고 때로는 눈물 나게 써 놓은 책입니다.
열마디, 백마디의 말보다는 그저 구하실 수 있으면 한 번 구해서 읽어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여기시는 모든 분들은 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자신의 눈이 더욱 맑아지고 가슴이 촉촉해 지는 것을 느끼실 거라 믿습니다.

 

*아랫글은 유은영님이 우리나라 도서관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입니다. 한국에서 도서관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소수를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뿌듯한 글이었습니다.

 
글쎄요.. 선진국의 도서관을 생각해 보면... 우리 나라, 그리고 동작 도서관의 열람 환경은... 정말 그닥 내세울 것이 없지요... 그 답답한 심정 이해가 갑니다.

가장 기억에 남던 도서관은 호주와 프랑스 도서관이었는데, 그 쾌적함과 자료의 분량을 생각하면.... 참... 동작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착찹한 심정을 너무도 동감합니다.

문제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도서관은, 도서관이 아닌 독서실이라는게 문제겠죠.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너무도 끔찍한 입시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나라 청소년들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그리고 또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여유있게 학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도서관보다는 한 자라도 더 외워 머리 속에 꾸겨 넣어야 하는 독서실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공부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면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열람실을 없애라 명하는 건 참 난감하고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부당하게 거부당하는 느낌이겠지요.

하지만 저 역시 도서관은 도서관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이란 고시 공부, 혹은 대학 입시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책을 사랑하고 그 책을 통하여 쉼을 얻고 다시 재충전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의 아이들도 어른들도, 그 도서관을 이용할 시간이라고는 저녁 늦게 혹은 주말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텅빈 도서관에 독서실을 찾는 고시생, 입시생들이 모여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을 내자면 한국 사회의 구조가 어그러져서 모든 것이 갈수록 악순환 되고 있는 것인데, 그에 대한 해결책은 누가 쥐고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도서관은 도서관 답게 책을 위한 공간으로 남아 있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 또 싸워서 빼앗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단지 본래의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답답하고 갑갑하신 마음 이해가 가지만 도와 드릴게 없는 이 마음도 착찹하네요.

저는 동작도서관도 해를 더해 갈수록 책과 사람만을 위한 더욱 훌륭한 공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자만이 끝까지 모든 것을 인내하고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책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시는 동작도서관 모든 사서분들과 직원분들
더욱 넓고 깊은 마음으로 끝까지 힘내시길 기도합니다.

                                              김도윤님이 추천하는 책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산비둘기로 시민책이어읽기 공모전에 당선된 김도윤입니다. 이메일로 공모전 소개글을 처음 접하고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마감일에 임박해서 겨우 책을 대출하고 아슬아슬하게 제출했습니다. 미흡한 글이지만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작도서관과의 인연은 올해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은 이곳 동작구로 이사왔지만 이전에는 국립중앙도서관 근처에 살았는데, 매일 아침 장승배기역을 나와서 동작도서관 폭포 앞을 지나면서 “이곳이 동작도서관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11월 11일, 빼빼로데이 저녁에 처음 동작도서관 문을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은 그 지역 특색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도시, 어느 학교에 있는 도서관이든지, 심지어 직장이나 군대에 있는 도서관이든지 저마다의 개성과 분위기가 있습니다. 제가 느낀 동작도서관만의 개성이라면 이곳 “노량진 학원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른 새벽부터 학구열에 불타오르는 많은 분들이 찾아오신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접근성이 높아서 남녀노소 모두 내 집처럼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의 고향 도서관이나 대학교, 이전의 국립중앙도서관 모두 동작도서관만큼 힘 안들이고 쉽게 드나들지는 못했거든요.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동작도서관을 아끼고 사랑하며 배움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에 그 좋은 열정으로 인해 도서관 외벽의 붉은 벽돌이 더욱 밝게 빛나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책은 에세이입니다. 고전이나 명작, 좋은 신간도서들도 많지만 저의 짧은 독서편력으로는 여러분보다 한참 아래일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20대 초반부터 삶의 지침서로 여기는 책 중에 세권을 뽑아봤습니다. 누구나 한명쯤은 자신이 존경하거나 본 받을만한 사람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그 사람이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어린 시절 은사님일 수도 있고, 연예인이나 기업인, 학자일수도 있고요. 요즘에는 “멘토”로 부르기도 하던데, 저는 아무로나미에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선샤인(sunshine)”이나 “사부님”, “우리 사부”로 부른답니다. (웃음) 제가 사부님으로 여기는 분들은 대부분 저보다 나이도 많고, 이름만 들어도 아실만한 유명 인사이지만, 저보다 어리고, 아직까지 꽃봉오리를 활짝 펼치지 않은 분들도 계십니다. (2007년 12월 현재 10명입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할까요.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대단하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묵묵히 땀 흘리며 나아가는 모습이 게으른 제 자신을 반성하게 하며 항상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 수가 있지만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본다면 분명히 배울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다음의 책 세권을 추천합니다.

 

학문의 즐거움 /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 김영사

 

이 책의 저자는 수학자입니다. 1970년, 『복소 다양체의 특이점에 관한 연구』로 수학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필드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천재의 자서전도 아닙니다. 비록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정상에 도달한 경험담이 있습니다. “사람은 왜 배우는가? 인간의 두뇌는 과거에 습득한 것의 극히 일부밖에 기억해 내지 못한다. 그런데 왜 사람은 고생해서 배우고, 지식을 얻으려고 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나와 있습니다.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을 만한 좋은 책입니다. 히로나카씨는 하버드 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은퇴한 후, 현재 소조가쿠엔 대학교(創造学園大学)의 이사장으로 있다고 합니다.

 

나나 너나 할 수 있다 / 금나나 지음 / 김영사

 

2002년 미스코리아 진 금나나씨의 이야기입니다. 경북대 의예과 재학 중 2002년 미스코리아 眞에 당선,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나갔다가 하버드 도전이라는 목표를 안고 돌아와서 잘 다니던 의대를 포기하고, 5개월의 무모한 올인 끝에 MIT와 하버드에 동시 합격. 그녀의 짧은 발자취만을 보더라도 “얼굴만 예쁜 미스코리아”에 대한 고정관념을 날려버리게 됩니다. 항상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귀감으로 다가옵니다. 금나나씨는 현재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7막 7장 그리고 그 후 / 홍정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멈추지 않는 삶을 위하여. 1970년생인 홍정욱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케네디의 모교인 초우트 로즈마리 홀 고교에 입학, 하버드대학 동북아지역학을 전공하고 다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 편입, 다시 중국 북경대학원에 진학,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증권감독위원회 변호사를 거쳐, 스트럭시콘이라는 벤처회사를 창업, 현재 <코리아헤럴드> 발행인으로 있습니다. 이 책은 1993년 9월 11일, “7막 7장”으로 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이어오다가 2003년 “7막 7장 그리고 그 후” 개정판이 나오고, 현재는 까만색 배경 표지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책이 처음에는 자기 자랑에 잘난 체, 오만 방자함이 지나치다고 읽기 거북해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언젠가 다시 책을 펼치고 저자의 자신에 찬 목소리가 마음 속에 울려 퍼지기 시작할 때, 이 책을 읽는 자기 자신도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작지만 커다란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해외 유학을 한번쯤 생각해보신 분들은 벌써 읽어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리고 유학이 아니더라도 홍정욱씨의 패기와 열정, 도전정신은 어느 누구나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